〈앵커〉
한 공기업이 사모펀드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가 원금을 모두 날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반적인 투자자 보호 규정도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이었는데, 해당 직원들은 가벼운 징계만 받았습니다.
편광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관광공사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며 매년 150만 명을 유치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이 공기업이 투자했던 펀드의 가치가 폭락했고, 투자 경위에 대한 감사가 진행됐습니다.
해당 펀드는 항공기나 선박 등을 매입해 임대료 수익을 내는 펀드였는데, 투자 3년 만에 100억 원의 원금이 0원이 됐습니다.
펀드 상품의 개요를 살펴봤더니, 예상 수익률은 연간 4.8%로 돼 있지만, 주요 사실 수시 공시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일반 규정이 배제되고, 어떤 경우에도 환매를 청구할 수 없는 고위험의 후순위 투자 상품이었습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임직원 : 그 큰돈을 펀드사에 운용을 맡기는데 단독으로 했겠냐 이거죠.]
지난 2월에 열린 내부 징계위에서는 질책이 쏟아졌지만 해당 임직원 4명에게는 최대 1개월 감봉과 견책 등 경징계만 내려졌습니다.
기획재정부는 공공재인 공기업 자금의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 위해 재작년 자산 운용 지침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측은 해당 펀드는 2019년 투자한 것으로 지침이 생기기 전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본사 관계자 : (가입 당시에) 국내의 관광 시장과 항공기 수요는 호황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 손실을 예측하긴 쉽지 않았었습니다.]
SBS 취재가 시작되자, 그랜드코리아레저 측은 앞으로 사모펀드나 폐쇄형 펀드에 투자할 수 없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배문산,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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